심리학 이론 5. 방어 기제의 복합적 작용

이전 포스팅에서는 방어 기제의 유형들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번엔 방어 기제들의 복합적 적용에 대해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투사(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다른 사람의 특성으로 돌려버리는 것)는 전이, 치환(위협적인 대상에서 대치할 수 있는 다른 대상, 즉 덜 위협적인 대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 과 함께 작용할 수 있으며, 전이를 통해 자주 느낀 감정이 과거의 행동을 계속 반복하며 자아의 정서로 굳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느끼는 정서를 그 상황에 있는 타인들이 유발한 것으로 오판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러한 방어기제 중 예측, 해리, 신체화 등의 복잡한 방어 기제는 이런 방어기제들이 욕구에 얼마나 기반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인 조지 발리언트는 개인의 방어 기제의 '성숙도' 는 자아의 강도를 반영하며, 삶에 대한 적응성, 그리고 그 사람의 웰빙을 예측한다고 하였습니다 

발리언트는 방어 기제의 성숙도를 4단계로 나눴으며, 단계가 올라갈수록 성숙한 것으로 보았는 데 주로 사용하는 방어 기제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 사람들은 실제로 우울증 발병률에서도 비례 관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단계는 병적 방어기제로 여기에는 정신병적 자기부정과 망상적 투사, 왜곡이 있으며 
2단계는 미성숙 방어기제로 공상, 투사, 수동적 공격성, 행동화로 구분됩니다. 
3단계는 신경증적 방어기제로 주지화, 반동형성, 해리, 전위 억압이 있으며, 
4단계로는 성숙 방어기제로 유머, 승화, 억제, 이타심, 기대가 있습니다. 

1단계인 병적 방어기제부터 살펴보자면, 병적 방어기제는 심각한 수준의 병적 수준에 해당합니다. 
병적 방어기제는 서로 동시에 나타나면서, 외부 경험을 재정비 함으로써 현실 세계를 대하는 욕구를 없애버립니다. 따라서 이러한 방어 기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비합리적이거나, 속된 말로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망상적 투사는 보통 피해망상적인 것을 뜻하며, 외적 현실에 대한 것을 말합니다. 
자기 부정은 위협적인 외적 경험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거나, 불쾌한 부분을 인지, 의식하려 하는 것을 거부하며 정서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불안을 제거합니다. 이는 아예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외부의 자극을 부정하는 것으로 억압과 함께 가장 원시적으로 질 낮은 매커니점으로 일컬어집니다. 
왜곡은 내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외적인 현실을 기이하게 왜곡하여 재 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병적 방어기제는 유년기, 또는 꿈을 꿀 때도 흔히 보이는 것 중 하나입니다. 

2단계 미성숙 방어기제는 보통 성인에게서 자주 보이는 방어기제로, 위협이나 고통스러운 현실로부터 유발되는 스트레스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발생합니다. "미성숙"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현실과 거의 소통하지 않거나, 현실을 대하는 것이 미성숙하고, 남용하는 경우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 미성숙 방어기제라 부릅니다. 
이런 미성숙 방어기제는 현실을 제대로 대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중증 우울함이나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잘 보이는 현상입니다. 
2단계 미성숙 방어 기제 중 투사는 편집증의 원초적인 형태입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충동, 욕구를 인지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며 불안을 제거합니다. 따라서 알지 못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생각이나 감정이 생긴 것을 남 탓으로 돌리며, 심각한 선입견이나 질투, 외부 위험에 대한 과각성이나 과거의 것들을 잊거나 용서하지 않고 쌓아두는 행위 등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자신이 생각할 수 없는, 인정할 수 없는 것들을 타인에게 전이시켜 모두 타인의 잘못이라고 여기는 것이 투사의 목적입니다. 
투사적 동일화가 강한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상대가 특정 행동이나 특정 태도를 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그들과의 관계 유지에서 피곤함, 짜증 등을 느끼게 되며, 이 관계가 지속될수록 관계 파탄으로 자주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2단계 미성숙 범주에는 무의식 속에 있는 충동을 행동으로 직접 드러내는 행동화, 심각한 질병에 대한 과몰입이나 걱정인 건강 염려증, 적대심의 간접적 표현인 수동 공격성 행동, 내/외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환상으로 후퇴하는 분열성 환상 등이 있습니다. 

신경증적 범주는 발리언트 범주의 3단계로, 보통 성인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 3단계 신경증적 범주가 기본적인 방어기제로 사용되면 대인관계나 업무, 삶 등에 있어 장기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전위는 감정을 보다 안줄하게 배출하기 위해 성적 충동이나 공격성 충동 등을 실제 대상으로부터 분리하고 덜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대상으로 감정을 옮김으로써, 두렵거나 위협적인 것을 직접 상대하지 않으려 합니다. 
해리는 감정, 기억, 상황, 주변환경과 자신이 분리된 느낌을 뜻하며 이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다중인격)와는 상이합니다. 개인의 정체성이나 성격을 한순간에 극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정서적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감정을 자신과 분리하거나, 감정을 뒤로 미루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상대에 대한 이성적 요소에만 집중하여 불안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을 주지화라 하며, 이는 사고로부터 감정을 분리합니다. 지성적인 측면에 집중하여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감정을 회피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형식적, 무미건조하게 생각은 하나 행동으로 옮기진 않으며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고 지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울증이나 트라우마 등으로 심리적 불편함을 겪고 있는 사람이 심리학이나 정신의학 등의 내용을 찾아보고 공부하는 것 또한 주지화의 일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합리화는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이 발현되었을 때 초자아가 반발하지 않도록 그럴싸하게 무마하려는 것입니다. 이는 일상에서 말하는 자기 합리화와는 같지 않으며, 자기 합리화는  self-justification의 의미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동형성은 위험하거나 수용되지 못하는 무의식적인 바람, 충동을 정반대의 것으로 바꾸는 것으로,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이 표출되지 못하도록 정 반대 형태의 충동을 형성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과 반대되는 행동을 합니다. 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 불안을 유발하므로 그 신념과 반대되는 신념을 취하게 됩니다. 이 반동형성은 특히 강박장애 환자에게서 자주 나타납니다. 
욕구가 충족되는 경우 느끼는 고통에 대한 위협으로 유발되는 퇴행은 즐거움을 주는 본능에 대한 욕구를 몰아내려 합니다. 감정은 의식하지만 그 밑에 깔린 생각은 결여되어 있어 천진무구, 기억력 감퇴, 인지 부족 등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서가 건강한 성인에서 보이는 성숙 범주는 미성숙한 발달 단계에 근원이 있지만 성숙한 것으로, 의식적 과정이며 인간관계와 사회활동에서 유쾌함과 절제력을 높여 성공을 극대화합니다.

갈등을 유발하는 감정과 사고를 통합하는 데 유용하면서도 효과가 높아 성숙 범주에 있는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덕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성숙한 방어기제 중 승화는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을 덜 위험한 형태의 에너지로 변화시키려는 것으로, 자신의 위험한 감정을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형태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는 사회에서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메커니즘 중 하나로, 안나 프로이트 역시 이 승화를 가장 성숙한 방어 기제로 생각하였습니다. 
이 방어기 제는 현대의 미술, 음악, 무용, 연극치료 등 다양한 예술 치료의 이론적 근거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기타 성숙 범주에 해당하는 방어기제는 타인에게 유쾌함과 만족감을 주는 이타심, 이후 발생할 안 좋은 일에 대해 현실적인 준비를 대비하는 예측, 타인에게 유쾌함을 가져다주는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어 표현하는 유머,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 사고, 감정, 욕구를 주목하는 것을 미뤄 드는 의식적 결정인 억제가 있습니다.